사춘기도 아닌데  괜시리 마음이  스산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가까왔던 이들의 소천 소식 때문 만은 아니리라

일가친척 가족들과  헤어지는 마지막 장면들을 보면서

언젠가 있을  내 번짓수를 가늠해 볼때  생기는 당혹감이리라

가시는 분들을  잘모르는 경우에도 자녀들이나  상주들의 뒷태에서 풍기는 예의범절 혹은 불편함등을  보면

 대략 저분이 어떻게 사셨겠구나 

어림잡아  가늠이 되어지는 법이기에  잘살아야겠다 생각해보지만

뒤돌아보면  그날이 그날 변하지않는 나를 보기에 느끼는 자괴감은 슬픔이디

 

이곳 가평자락에 둥지를  틀기 전 오랜 세월 몸 담았던 

서울 청담동성당은 두개의 영안실이 있을 정도로 빈번한 장례와 연도 예절이 일상처럼 많았던 곳이기에 

우리들은 본의 아니게 수많은 죽음과 삶의 모습들을  접하면서  묵상하며

  나름 잘살아야겠다  했었던 그 시절이 있었다

 

하루는 딸아이와  어떤이의 장례미사를 같이 드리고 나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내가 말했다

엄마가 지금 당장  죽었어

그때 내가 들을  소리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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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간  소리는 듣지말아야해

훌륭하단 소리는 차치하고 말이야

 

그후로도 가끔 그 말이 생각나면서

그래 최소한 그 인간 소리는 듣지 말아야해

착한 사람이었어ㆍ부지런했지ㆍ열심히 살던 사람이야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이렇게  말해준다면 정말 더 바랄게없는 인생이었겠지만 

 욕은 먹지 말아야겠다  생각은 내게 삶의 지표가  되어 주었고

채찍이 되어주었었는데

지금  뒤돌아보니  나아지기는 커녕 후퇴가 아닐까  싶은 두려움의 스산함들

차가운 겨울  길모퉁이 나목들처럼 벌거벗기운 느낌이다

 

삐그덕 문소리만 영업중임을 알리는 허름한 카페

창가 옆 귀퉁이 한켠에 맥없이 앉아 커피를 시킨다

아무도 뭐라는 사람 없건만 눈 둘곳을 못찾아

 뜨거운  커피잔에 코를 밖고 탁자만 응시한다

아마도 자신에게 들킨 번짓수의 두려움일게다

나목들도  떨고있다 추운가보다

모든것  다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외로운  나목들

나도 다 떠나 보내면  저렇게 덩그랗게 남겠지

 

외투깃을 여매고  집을 향한다

더 늦기전에 잘 살아야만해

작은일부터 충실하자

먼훗날  누가 뭐래든 너는 너를 칭찬토록 해야않겠니

무심한 돌개바람  나목을  흔들고 나를  흔든다

차가운 밤 공기도ㆍ뒹구는 낙엽도ㆍ썰렁한 밤 하늘도

오늘은 다 나의 스승님이고 지혜로운 벗님이 되어준다

 

춥기만  하던 겨울의 고즈녘 스산함을

겸손의 눈으로 받으니  편안해지는 고마움

또 잊을까 다짐하며 되새겨 보며  뛰어간다

 

그래 욕만 먹지 않으면 잘살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