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겨울

          차화자 56기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마당에 채송화,옥잠화 ,봉숭아 피던 시절을 

나는 그리워하며 사라져 버린 것 들을 기억해 봅니다 

인천 송현동 출신인 나는 못살던 시절이뭐가 그리 그립냐고 할테지만 

나는 그래도 그 때 그 시절이 너무 그립다 

기름 한 방울도 나지 않는 나라에서 한 겨울에 반소매 차림으로 지낼 만큼 실내 난방을 많이하는 

지금 생활보다 그때가 더 따뜻했음을..........

윗목에 꽁꽁 걸레가 얼고 문풍지 사이로 찬바람이 들어오고 

하루에 몇명씩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하던 그때였다 

건너방에는 쿰쿰한 냄새를 풍기는 메주를 띄우고

처마밑엔 시레기를 말리던 시절 

엄마가 떠준 스웨터을 뽐내며 입고 다닌 시절 

오빠는 썰매를 만들어 빙판을 달리며 가랑이 사이로 웃고 즐기던 시절 

그곳이 바로 수문통 다리 밑

나와 오빠는 열살 차이인데 어찌나 무서웠던지 

지금은 고인이 되신 보고싶은 얼굴

천개의 바람이 되어서 훨훨 구름속을 다니실

보고싶은 얼굴 

난 그때가 내 인생에 가장 따뜻한 길목이고  그리운 추억의 한페이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