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럽게 스튜디오 문을 드드려 봅니다.

봄의 향기 은은히 제게 다가오니

아련히 떠오르는 떨리고 설레었던 70년 초봄 어느 날!

설레임과 부푼 꿈을 안고 발령지로 향하던 떨리던 발걸음

운동장 구령대에 올라서니 눈망울 반짝반짝 굴리며

나를 쳐다보는 아이들

얼굴 빨개지며 수줍음과 떨리는 음성으로

첫 인사 하던 날이 생각납니다.

지금 생각하니 콧등이 시큰해지며

미소가 지어지는 이유는 왜 일까요?

전 그렇게 시작해서 그 곳에서

보람있고 아름다운 추억을 4년동안 만들었답니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벌써 애들은 다 성장해 직장따라 서울에서 살고있어 집 안이 텅 비어있답니다.

그리움이란 단어가 항상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거울을 볼 때마다

늘어나는 흰 머리카락이 제 나이를 대신 말해 줍니다.

그 시절 전깃불이 없어 촛불이나 호롱불 켜놓고

다음 날 가르칠 수업준비 끝내고

밧데리를 검은 고무줄로 칭칭 동여맨 트란지스터 라디오에

캄캄하고 외로운 밤을 맡겼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제 곁에는 항상 작은 라디오가 절 지켜준답니다.

어쩌다 그 시절 즐겨듣던 노래가 텅 빈 거실에 흘러나오면

하던 일 멈추고 아름답던 시절을 떠올리며

미소도 지어보며 때로는 눈물을 흘릴 때도 많았답니다.

몸은 되돌아 갈 수 없으나

마음만이라도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파 펜을 들었으니

제 마음 헤아려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다음은 생략....

윗쪽의 머리에 하얀색 핀의 아이가 아래 사진의

꽃무늬 자켓을 입은 여인